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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그래도 하나 생각해보자면 어떻습니까."
하지만 이 이상 무례하게 굴 수는 없었다. 그럴싸한 말 한 마디 해주지 못하면서 이기적인 행복을 누려서는 안 됐다. 정말로, 정말로 만에 하나 상대가 떠나고 싶어 한다면 보내주는 게 맞았다. 그리고 그러지 않는다면... 그러지 않는다면.
"그럼... 옷 하나만 골라줘."
"또 바라는 건 없습니까?"
"또?"
가시가 걸린 듯 껄끄러운 목에 한모금 물을 삼키던 쥬세페는 상대의 태도를 보곤 웃어버렸다. 언뜻 당혹스러워하면서도 저가 바라는 답을 주려 고민하는 모습이 일말의 불안을 씻어내며 아주 최악이 찾아오더라도 떠나지 않을 거라고 하는 것 같았다. 그거면 됐다. 딱 그 정도여도 좋았다. 자신은 그리 욕심이 많은 사람이 아니니 충분했다.
"달리 생각나는 게 없다면..."
내내 눌러온 말을 하려니 영 쉽지가 않았다. 어쩌면 얼굴이 달아오르고 있을지도 몰랐다. 조금 전부터 귓가가 따끈따끈했다.
"저는... 어떻습니까?"
"너?"
"예.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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